오늘 하루는. 2013.05.14. 뭐 어때서. 2013/05/14 18:36 by 융민킴




종강 이후에, 심심해서 미칠 것만 같다는 말을 입에 달고사는 친구가 있다.
이녀석은 정말이지 공부벌레 혹은 일벌레.. 라는 별명이 굉장히 알맞은 친구인데.
사실 말이 그렇지 연애도 하고 예능도 영화도 볼거는 다 보기도 하는 그런 애지만 (만능임.ㅇㅇ)
아무튼 결론은 딱히 지금 당장 해야하는 일이나 공부가 없으면 자신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그런 친구다.
나는 그와 반대로 혼자서 가만히 아무것도 하지않는 스스로의 상태를 매우 즐길 줄 아는 인간이다.
그렇다고 해야하는 일을 안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미루는건 굉장히 잘한다.
그래도 끝내기는 끝내니까 거기에 의의를 두는 사람이랄까. 방금 이야기한 친구와는 정반대의 성향이다.

나는 가만히 앉아서 혹은 누워서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가끔은 '나도 사람노릇은 해야겠지'하는 생각이 들면 벌떡 일어나서 생산적인 일을 찾아 헤맨다.
지금까지 주로 해왔던 것은 설거지와 청소기, 빨래 돌리기 등등을 포함한 집안일이었는데
종강 이후에는 시간이 조금 더 많아져서 그 많아진 시간들을 어떻게 사용할까 생각하다가
결국은 지금처럼 블로그에 폭풍글을 쓰는 것으로 취미를 굳혀가고 있는 중이었다.

사실 이렇게 블로그에 아무도 읽지않을 것 같은 글을 쓰는 것조차도
직접 해보기 전에는 몰랐지만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
타이핑 자체는 둘째치고, 맞춤법에 오류는 없는지, 내가 이해가 되는 말을 지껄이는지 등등을 파악하기위해
다시 읽고 적고 지우고 적고 읽고 지우고를 반복하는 과정이 더해져서 완성되는 글이기에.
사실 그런 과정들을 거쳐도 띄어쓰기라던가 문맥과 주제에 맞는 글을 일관적이게 적는 스킬은 나에게 있어서
굉장히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나자신이 글을 잘 적는 사람도 아니고.

하지만 중요한건 노력은 하고있다.
그리고 더 많은 글을 써서 나의 글쓰기가 어떻게 변하고,
(조금 더 바람을 더해보자면) 어떻게 성장하는지가 보고싶어졌다.


이런 마음이 든 계기는 위에서 언급했던 친구와 약간의 연관이 있다.
친구가 정말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너는 요새 뭐하고사냐, 난 심심해죽겠어."라기에
당당하게 블로그를 시작했다고 이야기해버렸달까.
사실 '시작' 자체의 의미가 조금 모호해서... 일단 요즘이 바로 본격적으로 시작한 느낌이라 그렇게 말했는데,
이 친구는 뭔가 나의 대답이 굉장히 의외라는 반응과 더불어서 뭐 그런 것도 하냐, 는 느낌으로 받아쳤다.
아마 최대한 비슷하게 "트위터도 하면서 할 말이 더 남아있어?" 였었나.

"....?!" 사실 트위터와 이거는 전혀 별개의 매체라서 적을 말의 종류와 내용이 굉장히 다른 법인데.
왜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걸까, 라는 생각이 순간 들어버렸다.
친구는 아무 생각없이 한 이야기였겠지만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하고싶다)
난 그 대답을 곱게만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하지만 딱히 반박은 하지않았다.
그냥 나자신을 스스로의 잉여세계를 조금 더 넓게 개척한 인간으로 친구에게 어필(-_-?)했다.


친구의 이런 좋지만은 않은 의견을 듣고나니 지금 내가 본격적으로 건설중인 이 이글루를
약간의 정성을 더 들여서 지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헛소리만 지껄이는 나의 잡담소가 아니라 내 생각과 의견을 알차게 남겨서
내 과거를 되돌아보고 거기서 스스로 느낀 점을 찾아낼 수 있는 그런 이글루.
아마 특히 "오늘 하루는" 밑의 글들은 내 뇌속의 말들을 쏟아내는 그런 곳이 되어버릴것만 같다.
오히려 다행이다.

내가 이글루를 하는 목적이 생긴 셈이니까.

목적의식이 있으면 그 일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의지와 열정이 생기니까.
그래서 그 친구에게 지금은 고맙다. 처음에는 "뭐. 뭐. 뭐. 내가 뭐 어때서. 블로그가 어때서."의 생각이
이제는 "그래, 이 잉여력을 어떻게 소화시키는지 보여주마."의 느낌이랄까...?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느낌(..)이 전달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튼.

열심히 해야지.




덧글

  • 펜네 2013/05/15 04:26 #

    맞아요, 트위터와 블로그에는 크나큰 차이가 있는데 그걸 몰라줄 땐 답답하죠. 블로그에 훨씬 생각과 에너지와 시간과 잉여력(...)이 많이 들어가는데 말예요. 단어 선택 하나 문장 하나 은근히 신경 써서 쓰게 되지 않나요.
    ㅎㅎ 잉여력의 파워를 보여주세요!!
  • 융민킴 2013/05/15 07:07 #

    역시 저만의 생각이 아니었군요 ㅜㅜ 이거 글 쓰는데 얼마나 시간과 노력(이라고 쓰고 잉여력이라고 읽는ㄷ..)을 투자하는데..
    더 열심히 노력해보려구요 +_+ 뽜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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